의료정보학
의료정보학 펠로우십 지원 이야기 (1)
의료정보학 펠로우? 그게 뭐죠 먹는 건가요 냠냠

미국에서 레지던트 수련을 시작한 지도 어느덧 1년이 다 지나갑니다. 내과 수련이 끝나고의 진로는 여럿이 있지만, 크게 분류하면 1. 펠로우로 일하기 혹은 2. 입원전담전문의로 일하기 등이 있겠네요. 2번에 관한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더 다루도록 하고, 지금은 1번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1. 펠로우십 지원 절차
펠로우십 지원은 ERAS라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이는 레지던트 지원 시에도 사용했던 바로 그 사이트입니다. 화면을 보니 두통이 몰려오는 것 같아요..
2. 의료정보학 펠로우십에 관하여
의료정보학(Clinical Informatics)은 다소 생소한 분야의 펠로우십입니다. 펠로우십의 목적이 추가적인 임상 역량을 갖추는데 있지 않기에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내과의 세부 전공, 순환기, 호흡기, 소화기 등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데요. 애초에 내과의 세부 전공도 아닙니다. 병리학, 영상의학,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 등 레지던트 수련을 받은 과와는 큰 관련 없이 지원자를 받는 세부 전공이 의료정보학 펠로우십입니다.
즉 의료정보학에서 다루는 분야의 전문성을 쌓고자 하는 레지던트 수료자는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는 의미인데요. 의료정보학 자체는 의료에 IT를 접목하는 그 모든 시도와 연관이 있는 만큼, 인공지능을 위시한 정보기술이 주목받는 요즘 시기에 많은 주목과 관심을 받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물론 인공지능의 발효 이전에도 의료정보학이란 학문은 존재했습니다. (병원 경영, 전자의무기록 관리 등이 포함). 다만 지금과 같이 관심이 모이게 된 건 아무래도 AI의 발호 이후입니다. 물로 그래서 AI 등을 이용한 사업 및 연구 쪽을 주로 다루게 될 거라 기대되는 측면이 있는데, 병원 업무 관리 및 전자의무기록 관리 등과 같은 행정적인 의미로서의 정보학 역시 상당히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전자의무기록을 포함한 전반적인 의료체계 자체에도 관심이 있는 편이라 이런 부분은 문제가 아니었지만, 데이터 분석학 쪽만을 생각하고 이 분야를 접하면 기대와는 다를 수 있겠다는 생각 역시 합니다.
아, 정보학이기는 하지만 임상이 완전히 배제되지는 않습니다. 대체로 펠로우 기간의 8할은 정보학 관련 업무에, 2할은 임상적 업무에 투입된다고 하는데 이 비율 및 임상적 업무의 범위는 프로그램마다 다른 걸로 알고 있습니다.
3. 너는 왜?
의료정보학이라는 학문은 제게 꽤 친숙하게 다가왔습니다. 학부 시절 의공학을 전공하여 정보공학 관련 분야가 친숙한 것도 한 요소이겠지만, 그보다는 제가 학부 시절 막연히 가졌던 꿈과 목표가 집대성되어 있는 학문처럼 보여 더 그랬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던 학부생 시절, 제 관심사는 어떻게 하면 의료 서비스를 사람들이 더 효과적이고 경제적으로 이용할 수 있을지에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웨어러블 기기 관련 연구에도 참여했었죠. 의대생 시절을 거치고 실제 환자들을 마주하기 시작하며 이러한 생각은 점점 발전해 갔습니다. 병원에서 아픈 사람들을 보면 너무나 고통스러워 보였거든요. 질환을 병원에서 진단하고 치료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질환을 예방하는 일 역시 그만큼 중요하단 사실 역시 깨달았습니다.
이러한 생각은 병원이 아닌 가정 환경에서 어떻게 하면 최선의 의료를 전달 할 수 있을까 하는데 닿았습니다. 지금 제가 가장 관심 있는 분야가 디지털 의료를 위시한 가정 환경 데이터의 의료적 활용에 있거든요. 물론 이런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이고 실제로 임상적 실용성이 눈에 띄는 연구는 아직 없습니다만, 일상생활 속 정보를 사상 처음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 지금,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도 이러한 정보를 질환을 예방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의료계가 결국은 찾아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과정에 저는 기여하고 싶고요. 허황할지도 모르지만 저는 웨어러블/IoT 기기를 이용하여 우리가 급성 및 만성 질환을 더욱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거라 굳게 믿습니다.
요즘 미국 의료정보학회 (America Medical Informatics Association) 내에서의 담화 및 연구들은 주로 대형언어모델을 활용하는데 집중되어 있습니다. 얼마 전 학회를 다녀왔는데 학회 내용의 절반 이상이 LLM 관련이더라고요. 저 역시 LLM에는 관심이 많습니다. 전자의무기록에 LLM의 활용은 임상의의 문서 작업 피로도를 줄여줄 수 있을 것이고, 연구자 입장에서는 시간이 오래 소요되는 차트 리뷰 작업을 간소화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저는 의료정보학이 저와 아주 잘 맞는 필드라 생각합니다. 이 사실을 자각한 건 미국에서 레지던트를 붙고 난 후 이후 진로를 고민할 때였는데요. 어느덧 시간이 1년여가 지나 본격적으로 펠로우십 지원을 준비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준비를 현재 어떻게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다음번엔 포스트를 올려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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